OPINION

‘베트남 쇼크’ 경기 결과보다 더 암울한 연맹이 말하는 ‘동남아 시장 공략’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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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올스타가 베트남 22세 이하 대표팀에 패했다. K리그 팬들이 분노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이 이 축구팬들의 분노를 경기 결과에 대한 분노로 이해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중요한 것은 경기 결과의 후폭풍이 아니다. 베트남에서 K리그를 얕잡아볼까봐 무서운 것이 아니다. 소위 국내 ‘K리그까’ 들이 리그를 깔 명분을 제공했다는 일부의 주장이 두려운 것도 아니다. 결과는 어차피 곧 잊혀진다.

이겼다고 가정해보자. 이번 올스타전이 동남아시아 개척의 신호탄을 쏜 역사적인 경기로 기록될까? 결과보다도 더 근본적인, 그리고 더 암울한 사실들이 축구팬을 슬프게 하고 있다.

도대체 왜 이 경기가 열렸어야만 했는지, 연맹은 도대체 이번 경기로부터 무엇을 기대했는지 그 자체가 한없이 가벼운 연맹의 비전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연맹은 이번 올스타전이 동남아시아 공략의 일환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동남아 마케팅 자체가 허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것은 아직 필자 개인의 추측일 뿐이다. 틀릴 수 있다. 연맹의 시각처럼 동남아 시장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고 K리그가 노려봄직한 시장이라고 가정해서 연맹의 활동들을 되짚어보자.

K리그는 하루 전에 입국해 간단한 훈련을 하고, 경기 당일에 숨 쉴 틈도 없이 형식적인 행사를 몇 가지 진행하고, 경기를 뛰고, 출국한 것 밖에 없다. 연맹이 말하는 동남아 시장 공략의 비전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경기였다. 마케팅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기도 민망한 정도다. 적어도 리그 올스타 이름을 걸고 마케팅을 이야기했다면 선수들이 며칠 전에 입국해 현지 언론들을 초청해 수회의 공개 훈련과 유소년 아카데미 일일 강습은 물론 각종 언론과 인터뷰 진행, 광고 활동 참가, 시내 사인회 정도는 했어야 하고, 연맹 차원에서도 화려한 홍보는 아니어도 다양하고 꾸준한 홍보는 진행됐어야 한다. 이 정도는 기본적인 프로모션이다.

연맹은 이를 지적하면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야기 할 것이다. 구단들의 반발부터 연맹의 자금적, 인적 한계까지 여러 장애물이 산적해있음을 축구팬들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기본적인 프로모션들은 그럼에도 했어야 하는 기초적인 것들이다. 아니, 조금 다르게 말하자면 그 정도 노력도 하지 못할 거라면 동남아 시장 마케팅을 할 자격이 없다. 그냥 인력 낭비, 자금 낭비, 시간 낭비일 뿐이다.

축구 발전의 수준이 낮다고 축구팬의 수준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자국 리그보다 수준이 높은 리그라고 중계권을 팔면 중계를 보면서 팬이 되고, 경기를 개최하면 경기를 보면서 팬이 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일이다.

스타 플레이어와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유하고 있음는 유럽 리그들도 아시아 마케팅을 위해 각종 노력을 오랜 기간 기울여왔고, 지금도 기울이고 있다. 그보다, 아니 함께 동남아 시장을 보고 있는 J리그보다도 포장되지 않은 K리그는 더 진심 어린,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거나 기울이려는 의지라도 그들에게 보여야 한다. 이번 경기가 그런 의지를 보여줬을까?

이번 올스타전 베트남 개최 소식을 들었을 때 필자는 연맹의 비전을 보고 싶었다.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최소한 장기적으로 ‘이렇게만 계속 하면 연맹이 동남아 시장을 건드려라도 볼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보고 싶었다. 그러나 이는 경기 결과보다 더 암울했다.

동남아 시장 공략. 이렇게 할 거면 하지 말자.

[©김대령의 아시아 축구(https://asiafootballnew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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